2016. 8. 25. 13:10
조계현 코치는 선수에게 다가가는 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. 무조건적인 명령이나 지시, 강요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.
“선수들 대부분은 자기들의 야구가 옳다고 확신한다.
당연하다. 그래서 들을 준비가 안 된 선수한테는 가급적 얘기하지 않는 편이다.
그런 상태에서 코치의 의견을 제시했다간 튕겨져 나간다.
가끔은 지나가다가 슬쩍 ‘요즘 뭐 고민있는 것처럼 보이는데’라며 운을 띄운다.
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‘코치님 요즘 속상합니다. 팔이 안 나오는 것 같아요’라고 말하면 그제야 내가 갖고 있던 자료들을 풀어내며 상담에 들어간다.
팔이 안 나오는 건 팔 문제가 아닌 하체의 각도가 잘못 잡힌 탓이다.
그걸 시범을 보이고, 내 앞에서 해보라고 한다.
자신이 납득하고 이해할 경우 보완해가는 거다.
지금의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야구, 메이저리그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다.
그들에게 우리의 방식을 강요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.
그러나 선수가 힘들어할 때 기술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면
스폰지처럼 빨아들인다.
우리가 선수로 뛸 때와는 소통의 방법에 차이가 있다.”